화곡 밀방떡 국물떡볶이 세트. 엽떡에 대적할 수 있을까?

치킨값과 비슷한 가격에 매운 국물떡볶이를 배달하기 시작한 엽기떡볶이를 선두로 유사한 떡볶이가 많이 생겼다. 내 입에 엽기떡볶이는 많이 맵기도 하고, 후발주자들이 엽떡을 따라잡기 위해 위생, 재료, 서비스 등에 더 힘을 쓸 수도 있기에 여러가지 국물떡볶이를 먹어보려 하고 있다. 뭐든간에 독과점이 싫기도 하다. ㅎㅎㅎ

 

밀방떡 스팸참치컵밥세트

 

주문한 메뉴는 밀방떡 스팸참치컵밥세트. 떡볶이, 스팸참치컵밥, 순대, 쿨피스로 이루어진 세트이다. 컵밥을 좋아하는 짝꿍과 순대를 좋아하는 나의 기호에 딱 맞는 조합이다. 여기에 야채튀김 하나를 추가로 주문했다.

 

배달 온 모습. 정갈하게 포장되어 있고 그 위에 정성스러운 편지가 붙어있다.

 

배달 음식 하나에 손편지까지. 경쟁시대다.

사실 하나 하나 손으로 쓴 편지는 아니고 프린트 된 것. 그래도 충분히 노고를 엿볼 수 있었다. 이 편지를 보며 감동도 감동이지만 한 켠으로는 수 많은 배달업체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함이 느껴져 조금 씁쓸해졌다.

 

밀방떡 화곡본점에서는 배달앱으로 주문 시 리뷰이벤트를 하고있다. 주문 시 리뷰를 작성한다고 쓰면 여러가지 서비스 중 한 가지를 보내준다는 것이었는데, 그 중 모짜렐라 치즈 토핑이 있어 조금 기대했으나 숙박업소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캔 오렌지주스가 와서 조금 실망.

지금 다시 확인해보니, 요즘엔 랜덤 증정이 아니라 모짜렐라 치즈 토핑을 일괄적으로 준다고 한다. 바뀌어서 다행이다.

 

깔끔한 일회용품. 숟가락의 색이 포장용기와 동일한 검정색이다.

사족으로 이걸 먹을때만 해도 일회용품에 별 생각이 없었는데 요즘에는 플라스틱, 일회용품류를 최대한 안쓰려고 하고있어서 배달음식과 일회용품은 떼놓을 수 없는 관계지만 꼭 일회용 수저는 주지 말라고 얘기한다. 사람들이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들이 이제 다시 밥상으로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어류가 바다에 방류된 미세 플라스틱을 먹고, 그걸 다시 사람이 잡아 식탁으로 올라오는 식.)

 

다시 리뷰로 돌아와서.

 

컵밥과 순대가 특이하게 포장돼있다. 컵밥이 예상치 못한 모습이라 비닐을 뜯기 전엔 안 온줄 알았다. 이쯤 되면 더 이상 컵밥이 아닌 것 같기도.

 

스팸참치컵밥에는 스팸, 참치, 마요네즈가 들어가고 김이 뿌려져있다. 이름 그대로 참치마요에 스팸을 추가한 맛. 매운 떡볶이와 잘 어울린다.

 

컵밥과 함께 담겨있는 순대. 크기가 일반 순대보다 많이 작다. 가래떡 굵기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크기가 작다고 맛까지 없진 않다. 잡내 없이 굉장히 찰진 맛이었고 속속 박혀있는 떡(사진의 흰 부분)이 쫄깃함을 더해주었다.

배달앱 리뷰에서 순대가 맛있다는 후기를 보고 기대했는데 충분히 기대를 충족시켜준 맛이었다.

 

같이 딸려온 양념소금을 콕 찍어 냠냠.

 

짝꿍이 좋아해서 딱 하나 주문한 야채튀김. 나는 양파의 미끌거림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야채튀김은 그냥 쏘쏘. 바삭하지 않고 눅눅했다.

 

밀방떡 국물떡볶이

 

국물과 떡을 함께 떠먹는 맛이 있는 국물떡볶이. 겉모양은 엽기떡볶이와 비슷한데 국물 색이 더 곱다고 느꼈다.

밀방떡 국물떡볶이는 기본(떡 70 : 오뎅30)과 오뎅 많이(떡 30 : 오뎅 70) 중 선택할 수 있다. 이것은 떡이 70인 기본 떡볶이. 매운맛은 0단계부터 3단계까지 있는데 매운걸 잘 못먹어서 1단계로 주문했다. 매운걸 잘 못먹는 사람에겐 1단계, 아예 못먹는 사람은 0단계가 좋을 듯 하다.

소세지와 매추리알은 기본으로 들어가는데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추가도 할 수 있다.

 

방앗간에서 갓 뽑은 떡을 내세웠지만 떡 맛은 글쎄..

떡볶이의 가장 중요한 재료 떡볶이. 업체 소개에 밀방떡은 매일 새벽 방앗간에서 뽑은 밀떡만 사용한다고 한다. 사실 이 말 때문에 시키게 되었는데, 안타깝게도 떡이 그렇게 맛있진 않았다.

밀떡 떡볶이는 쌀떡과 달리 치즈처럼 야들야들하고 말랑한게 강점인데 밀방떡 떡볶이떡은 살짝 단단한 식감이었다. 떡이 오래됐거나 잘못됐다기보다는 밀떡중에서도 이런 식감의 밀떡이 있던데 그런 류인 것 같다. 

국물맛은 보이는 것 처럼 깔끔하고 맛있게 매운 맛이다.

 

국물떡볶이에 빠질 수 없는 소세지. 보통 기본으로 들어가는 것 만 해도 양이 충분해서 추가는 하지 않았다. 내가 국물떡볶이에 들어가는 토핑 중 가장 선호하는 재료.

국물떡볶이는 양이 많아 남기 쉽지만 국물때문에 다음 날 다시 데워먹기도 편한 음식이다. 그럴 때 집에 비엔나소세지가 있다면 추가로 넣어서 끓여먹어도 맛있다.

 

밀방떡 떡볶이 특징 중 하나는 어묵이 두 종류가 들어간다는 것.

굵은 동그란 어묵과 납작한 네모 어묵이 들어간다. 다양한 식감을 즐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엽떡에 들어가는 어묵보다 해물 맛도 더 강하다.

 

아삭한 식감과 달달한 맛을 내주는 양배추. 

 

마지막으로 메추리알. 역시 토핑 추가는 하지 않았다. 국물떡볶이에 계란 대신 메추리알을 넣기 시작한 곳이 어딘지 아이디어가 참 좋은 것 같다. 계란보다 크기가 작아서 더 부드럽고 뻑뻑하지 않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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